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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고?
아니 중년도 불안하다~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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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나무 출판사 에디터가 김재희 작가와 만났다. 김재희 작가는 경성 탐정 이상시리즈  경성여성구락부등의 역사추리와 봄날의 바다, , 짓하다, 이웃이 같은 사람들등의 현대추리소설로 독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작가이다.

한마디로 믿보(믿고 보는) 작가로 불린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라는 긴 제목의 소설로 돌아왔다.

     

 

책과나무: 안녕하세요, 김재희 작가님. 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저희야 잘 알지만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김재희: 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는 꼰대 프로파일러와 청년 탐정들이 실종 미제 사건을 두고 프로파일링 대결을 펼치면서 싸우게 되며 시작합니다.

청년을 수식하는 말들은 늘 불안하죠. 위대한 탐정 셜록 홈스도 청년이 되면 불안한 걸까요?

청년은 아프다, 청년은 힘들다, 청년은 외롭다, 낙낙하지 못하다 이런 말들에서 혹시 용감한 탐정 셜록도 청년이면 불안할까 하는데서 의문이 출발했어요.

그래서 소설을 시작하게 됐죠. 줄여서 말할게요. ‘청탐불소설에 청년 탐정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포털 카페의 왓슨추리연맹 카페에도 있고, 실제로 청년들끼리 힘을 모아 차린 청년 탐정 회사에도 있죠. 이들이 힘을 합쳐서 꼰대 프로파일러와 세기의 대결을 펼치고 아울러 사건도 해결해가는 과정을 스토리에 녹여 보여줍니다. 삼파전을 흥미를 주어 묘사했죠.

 

책과나무: 등장인물들, 법의학자를 꿈꾸는 대학원생 주승, 검시조사관을 꿈꾸는 진영, 그리고 대학병원 간호사 선미, 자칭 탐정이지만 가락시장의 청년 사업가 민수, 진짜 탐정 공영태 팀장 들이 나와서 소설 속 인물들 간의 케미를 발휘하면서 무척 웃기고 흥미진진한 상황과 사건이 일어납니다. 어떻게 각 캐릭터를 만드신 건지요.

 

김재희: (웃음)소설 속 인물들을 실제로 봤어요. 법의를 꿈꾸는 주승은 실존인물인데, 포털 추리카페 RS에서 과학수사 관련 글을 올린 해부학과 대학원생을 직접 만나 취재를 하면서 그의 꿈, 행동반경과 친구들을 접하며 주인공으로 만들어 나갔죠.

그리고 친구 민수도 독립서점 독서회에서 만난 실제 가락시장 청년입니다. 같이 하루키 소설을 이야기 하다가 그의 행동이나 실제 살아온 이력이 너무도 재미났어요. 직접 가락시장으로 가서 작업장도 보면서 밥도 먹으며 취재를 이어나갔습니다.

간호사 선미나 해부학도 진영도 듣거나 지나쳐가면서 본 청년들입니다. 모두 실존인물을 직접 캐릭터에 만들어 넣으니 흥미로운 과정이었습니다.

 

책과나무: 그러시군요. 탐정들은요. 실제로 보셨나요?

 

김재희: 그럼요. 탑맨 임실장님은 원래 베테랑 탐정으로 뉴스에도 많이 나오신 분인데, 유튜버로도 활동하시죠. 이 분을 취재하고 알아낸 사실도 넣고, 아울러 이 분 사적 모임에 나가서 만나게 된 청년탐정 블랙커회사의 탐정들을 따라붙으면서 청년들을 조사해 소설에 맞게 넣어봤습니다.

 

책과나무: , 그래서 청탐불 소설의 인물들이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여겨지는 군요. 작가님이야말로 진정 탐정입니다. 그만큼 리얼해요.

 

김재희: 감사합니다. 이 부분들을 집필 후기에 스페셜 땡스 투로 넣었죠.

 

 

김재희 작가는 후기에 이렇게 남겼다.

 

 

작품 속 인물을 구체적으로 만드는데, 현실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얻었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의 뮤즈가 되어주신 해부학도 이제성 님, 탑맨 임병수 실장님, 온프레쉬 권태빈 팀장님, 청년탐정 블랙커의 김윤환 탐정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건호는 제가 창조한 인물로 시리즈를 통해 성장, 발전하고 있습니다.

트릭과 수사과정 등 스토리의 리디자인이나 혈흔, 리드 기법, 인지면담 기법 등에 있어서 장힘찬 형사님이 도와주셨고, 카메라 기기에 관해 오인천 감독님이 알려주셨습니다. 넥슨 디제잉동호회 jingjing 소속의 임재준 님과 한국sf협회의 윤여경 님을 통해 sf 테마 파티를 취재해 참조했습니다.

(중략)

경찰견에 관해서는 과학수사견과 체취선별(수사연구사 2014년 발간)을 읽고 참조했습니다. 실제적인 방법은 대전지방경찰청 유정환 형사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실제로 경찰견 폴의 아빠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작가는 실제 과학수사견을 훈련시키는 형사도 만나 취재하면서 소설 속의 실제 상황을 디테일하게 다듬어나갔던 것이다.

 

책과나무: 소설 속 목차가 너무나 웃겨요, 세간의 평이 요즘 쓰는 단어를 절묘하게 가져다 붙였다는데요? 버럭 화내는 감건호에게 정답은 노노해! / 개망, 폭망, 개폭망의 끝은? 쪽박, 대박? 이런 목차들이 신선합니다.

 

김재희: 신경 쓴 부분이 있어요. 청년들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그들의 성장통을 다뤄도 이야기는 신선발랄 상큼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심각한 미제 사건을 모티프로 두었지만 그것들을 둘러싼 캐릭터들은 박 터지게 싸우면서도 코믹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실제 현실도 이렇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죠. 인생과 삶의 고단함 속에 위트와 유머가 존재해서 사람을 숨 쉬게 만들어 주고 희망을 줍니다.

그래서 군상들 속에서 사람들을 저마다 인정받기 위해 갈등을 극대화하는 거죠.

 

책과나무: 그걸 잘 보여준 인물이 바로 감건호 꼰대 프로파일러 아닌가요? 우후후. 너무나 그의 행동이 처절하면서도 재밌어요.

 

김재희: 어쩌면 감건호는 이 시대의 보편적 인간상일지 몰라요. 표면으로는 중년 꼰대를 대표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데 결과치가 성에 안 차서 좌절하죠. 감건호는 그걸 노력으로 이겨나가려는 의지의 인물이지만 최근에 너무도 인기에 영합해서 청년 탐정들이 도발을 하면서 소설이 시작하게 되는 겁니다.

책과나무: , 그 시작 부분이 재밌어요. 감건호 프로파일러와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시사 프로그램을 찍으면서 미제 사건을 두고 청년 탐정들이 대결하는 부분이요. 어쩌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도 듭니다. 영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봐요.

주인공으로 점찍어둔 배우가 있습니까?

 

김재희: 그 부분이 조심스러운데, 아마도 예전에 경성 탐정 이상나오고 라디오 프로그램 찍을 때 배우들 이름을 거론해서 영상화 판권을 구입한 회사 피디님이 곤란하셨던 부분이 있었어요. 배우들은 공인인만큼 이름이 거론되면 나중에 작품을 받아도 누가 깠는데 하고 오해를 하게 되죠. 그러니 캐스팅이 더 어려울 수 있고요. 이제는 그런 민감한 부분은 조심스러워집니다.

 

책과나무: 그렇군요. 역시 관록의 베테랑 작가다운 모습입니다. 이제 2006훈민정음 암살사건이후 15년 가까이 추리소설 책을 집필하고 계신데, 특별히 애로사항이 있으신가요?

사실 없을 거 같아요, 올해만 하더라도 경성 탐정 이상 4》 《경성여성구락부》 《색 샤라쿠에 이르기까지 4권의 책을 쓰셨는데요.

 

김재희: 늘 어렵습니다. 하하하. 직업적 개발은 죽을 때까지 계발과 개발 둘 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매진해야 되죠. 요즘 트렌드에 맞는,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sns 이슈가 될 만한 작품 모티프를 잡는 것부터 자료 수집과 인물 취재, 그리고 집필 과정 까지 쉬운 게 없더라구요.

경성여성구락부는 시놉 상에서 코핀 커뮤니케이션즈 회사와 계약하고 들어갔는데 경성 관련 지식 10년 차인데도 새로운 좀비 판타지 시대소설을 쓰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어려웠어요. 정말 글 안 나와 힘든 적 많았지만 또 써넣고 보니 반설아 사장과 경성여성구락부 멤버들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물론 청탐불의 주인공들도 어느 하나 안 예쁜 캐릭터가 없어요.

 

책과나무: 청탐불 속 악역들도(스포가 되니 이름은 금지) 무척이나 그럴듯한 인물들이었어요. 그런 인물도 예쁜가요? 모두 창조하신 캐릭터들인데요.

 

김재희: 범인들에게는 늘 안됐고 미안한 마음이 들죠. 사회가 외면한 결과 그 인물들이 탄생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범죄 심리는 교정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인물들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죠. 무섭지만 생생하게 와 닿는 인물들입니다. 다 짠한 마음이 듭니다. 범인들에게도요.

 

책과나무: 앞으로 어떤 소설을 쓸지 슬쩍 스포를 해주시면 안될까요?

 

김재희: 경성여성구락부》 《경성 탐정 이상시리즈를 쓰고 싶은데 당분간 현대추리소설을 좀더 쓰고 나서 써볼 예정입니다. 현대인들의 심리와 사건을 투영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도 주고 직접적 스킨에 닿는 재미도 줄 작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책과나무: 정말 기대가 됩니다. 김재희 작가는 믿보, 즉 믿고 본다는 이야기가 솔솔 들려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 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청탐불 소설이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과 사랑을 받길 바랍니다. 그럼 여기서 오늘 인터뷰를 마칠게요.

 

김재희 작가와의 인터뷰는 이렇게 끝이 났다. 청탐불 늘여서 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는 청년들이 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하면서 막을 내린다. 작가는 다양한 청년들과 전문 형사들을 찾아가서 실제 삶과 수사기법을 듣고 작품에 녹였으며 이로써 실제처럼 생생한 청년들과 기성 세대의 단절 한편 그들의 진정한 소통은 무엇인가를 작품에 녹여냈다.

표면적으로는 코믹이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인생의 성찰과 깊은 의미를 보게 되는,

탐정은 청년도 불안하다작품을 작가는 당당하게 다양한 세대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