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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비들의 텃밭 조선의 채마밭

    • 저자
      홍희창
      페이지
      420 p
      판형
      152*225 mm
      정가
      18000원
    • 출간일
      2022-07-15
      ISBN
      979-11-6752-173-6
      분류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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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규보의 화원을 거닐다』에 이은 조경기사의 식물 인문학 두 번째 이야기.
20년 가까이 텃밭을 가꾸고 있는 농대 출신의 저자가, 수십 종의 채소를 가꾼 경험에 식물학과 인문학적 지식을 더해 쓴 것이다. 텃밭의 역사와 종류를 살펴보고, 선비들이 가꾼 채마밭을 둘러본다. 그리고 선비들의 시에 등장하는 채소와 곡물을 중심으로 각각의 역사와 재배 및 활용 방법까지 다양한 면에 걸쳐 이야기하듯 소개해 준다.
이 책을 통해 텃밭을 가꾼 선비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얻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만의 텃밭을 가꾸는 데까지 나아가길 바란다.
‘당신의 텃밭에는 어떤 채소를 심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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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꽃과 나무, 채소를 키우는 것을 좋아한다. 2003년 봄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시작한 이래 재미를 느껴 2012년 부산은행 지점장에서 퇴직한 후 아예 밀양 삼랑진으로 들어왔다. 1996년 부산대학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나 조경에 뜻이 있어 2013년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편입, 2015년에 졸업한 후 조경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동대학 일본학과를 졸업한 뒤 대형 번역회사 소속으로 일본어 번역을 하기도 했다. 집 울타리 안에 있는 텃밭인 ‘터앝’에서 수십 종의 채소와 백여 그루의 나무를 키우면서, 120회에 걸쳐 매주 ‘터앝을 가꾸며’란 연재물을 밴드와 은행 동우회 카페에 올린 바 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 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학교)을 다니던 시절, 대학의 신문사인 수대학보사에서 기자 생활을 하였고 교지 편집위원과 편집장을 지냈다. 1982년부터 부산은행에서 조사부, 은행부설 연구소, 전략기획부 등에 있으면서, 은행장 식축사 등 글을 쓰거나 일본 서적을 번역하기도 하고 조사지 등 책을 만들기도 했다. 귀촌한 뒤에는 반농반학(半農半學)을 모토로, 300여 평의 터앝을 가꾸면서 집 인근에 있는 부산대(밀양캠퍼스) 도서관의 우대회원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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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글

1부 텃밭의 역사와 종류

1. 텃밭의 역사
농경의 시작 / 대항해 시대와 ‘콜럼버스의 교환’ / 실용 정원으로서의 텃밭 / 우주 텃밭 / 남극 세종기지의 실내농장

2. 외국의 텃밭
텃밭을 가꾼 사람들 / 외국의 도시 텃밭

2부 선비들의 텃밭 조선의 채마밭

1. 우리나라 농업의 이모저모
농사의 기원 / 논농사 / 채소의 재배

2. 텃밭의 모습과 의미
공터에서 가꾼 채소 / 겨울에도 꽃과 채소를 / 텃밭을 가리키는 말들 / 골짜기를 밭으로 / 농사 잘 짓는 방법 / 원림형 채마밭 / 상상 속의 정원과 텃밭

3. 채마밭을 가꾸고 노래한 선비들
이규보의 별서와 채마밭 / 이곡의 채마밭 / 원천석의 변암 채포 / 양성지의 대포곡 별서 / 서거정의 여러 별서 / 강희맹의 금양 별업 / 이행의 유배지 텃밭 / 박세당의 수락산 기슭 밭 / 김창업의 송계 채마밭 / 이옥의 남양 채마밭 / 정약용의 강진 유배지 채마밭 / 김려의 삼청동 만선와 / 이학규의 김해 유배지 채마밭


3부 채마밭의 작물들

1. 작물의 종류
곡류의 종류 / 채소의 분류와 가치

2. 채마밭에서 키운 작물들
가지에 주렁주렁 달리는 가지 / 인류를 기근에서 구한 감자 / 열세 가지 장점이 있는 고구마 / 우리나라에서 빛을 보는 고추 / 고대에 중시되었던 기장 / 깻잎과 고소한 기름, 들깨와 참깨 / 냄새 하나 빼고 다 좋은 마늘 / 제갈량이 좋아했던 무 / 서양인의 쌀이 된 밀 / 예전엔 고기만큼 귀했던 배추 / 우리 민족의 오랜 주식인 쌀이 되는 벼 / 부족한 양식 보태는 게 본분이었던 보리 / 초벌로 나온 부추는 사위한테도 안 준다며 / 천금채라 불렸던 상추 / 공자도 즐겼던 생강 /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수박 / 잘 자라고 술과 떡이 되는 수수 / 뽀빠이도 먹고 힘 내던 시금치 / 우리는 채소로, 서양에서는 꽃으로 즐기는 쑥갓 / 재배도 쉽고 맛도 좋은 아욱 / 선비들이 즐겨 심었던 오이 / 인디오의 선조가 옥수수 인간이라고 / 가장 작은 곡식인 조 / 예전엔 참외치기도 했다는데 / 성호 이익이 높이 평가했던 콩 / 땅에서 나온 계란이라 토란 / 땅에서 나는 감인 토마토 / 온갖 반찬의 양념이 되는 파 / 겉보기보다 효능이 좋은 호박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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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땅에 울타리를 두르고 채소와 향신료로 쓰 는 식물, 꽃과 나무들을 심어 왔습니다. 중세 시대에 재배 식물을 기른 특별한 장소는 수도원의 정원이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양귀 비, 파슬리, 멜리사, 딜, 러비지, 아니스, 세이보리, 회향, 전호 같은 지중해산 향신료 식물과 약초를 재배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향신료 식물을 이용해 음식 맛을 세련되게 만들고, 치유 효과가 있는 약초는 약재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수도원 정원은 늘 ‘살아 있는 약국’이라 불렸습니다.

텃밭은 산업화 이전 주거에서 흔하게 조성되었으나, 근대 이후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17~18세기에 유럽에서는 왕의 궁전과 별장, 귀족의 대저택 주변에 관상 과 경관을 위해 채소, 과수, 화훼, 약용작물, 허브 등을 심은 실용 정원이 발달했습니다. 세계대전 때 유럽과 미국에서는 ‘빅토리가든(victory garden)’을 조성하고 채소를 심어 식량의 자급자족을 도모했습니다. (19쪽)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모네의 정원은 그에게 개인적인 안식처이자 예술과 삶이 만나는 현장이었습니다. 또한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는 채소밭이요, 닭과 오리를 키우는 마당이기도 했습니다. 모네는 식탁에 반드시 채소가 올라와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채소 재배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채소들을 식용 부위에 따라 뿌리채소, 잎채소, 구근 채소, 씨 채소로 분류하고 따로따로 키우게 했습니다. 온실 프레임의 배치, 멜론 파종을 위해 피라미드 형태로 배열한 화분들, 묘목 보호용 덮개, 돼지감자를 위한 참호 모양 구덩이, 모네가 굉장히 좋아하던 적양배추 등의 채소를 보존하려고 파 놓은 구덩이 등 모든 것이 모네의 구상에 따라 완벽한 질서를 이루었습니다. (35-36쪽)

 

고려 시대엔 어떤 채소가 있었을까요? 고려 무인정권 시대의 문인인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오이, 가지, 무, 파, 아욱, 박, 참외, 순채, 토란 등 여러 종류의 채소 이름이 보입니다. 이 채소들은 간식이나 반찬으로 먹은 듯합니다.

 

한복판을 가르면 물 뜨는 바가지요

속만 파내면 술 담는 표주박

너무 크면 무거워 떨어질까 근심인데

애동이로 있을 때 쪄 먹어도 좋으리

_이규보, 「가포육영(家圃六詠)」 중 ‘박’ (72쪽)

 

마당을 절반 떼어 배추(菘)를 심었는데

벌레가 갉아 먹어 구멍이 숭숭 났네

어찌하면 훈련대 (訓鍊臺) 앞 가꾸는 법 배워다가

파초 같은 배추잎을 볼 수가 있을까

_「장기농가」 중 ‘배추’

 

평소 원포 경영의 꿈을 지녔던 다산은, 첫 유배지인 경상도 장기에서 배추를 키웠습니다. 초보 농부라 그런지 심은 배추를 벌레가 갉아 먹어 구멍이 숭숭 난 그물 배추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는 훈련원 밭의 배추가 가장 좋다고 주를 달았습니다. (159쪽)

 

가지는 파종에서 본잎이 6~7장이 되어 정식할 때까지 2개월 이상 걸리므로, 텃밭에서 몇 그루를 재배할 때는 시장에서 모종을 구입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모종은 잎 의 색이 진하고, 꽃이 붙어 있으며, 마디 사이가 짧고 줄기가 튼튼한 것을 고릅니다.

박세당이 쓴 『색경』에는 “가지의 성질은 물기와 잘 어울리니 항상 물기가 촉촉하게 배도록 한다. 4~5개의 잎이 나게 되면 비 올 때에 진흙을 붙여 옮겨 심는다. 만약 날이 가물어 비가 내리지 않 면 물을 대어 촉촉이 스며들도록 하고 밤에 심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곁순이 나오면 첫 번째 꽃의 아래와 위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잘라 내 세 줄기로 키웁니다. 가지는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고 물 도 좋아합니다. 6월 들어 열매가 열리기 시작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일찍 따 주어 나무의 세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합니다.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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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조선 시대 텃밭에서는 어떤 작물을 심고 가꾸었을까?
역사와 시(詩), 재배와 활용법이 함께하는 채소의 인문학

코로나로 인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반려식물’로, 집 안에서 작은 화분을 키우거나 베란다를 작은 정원으로 만들기도 하고, 옥상에 텃밭을 꾸미거나 주말농장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아주 옛날, 농사꾼이 아닌 선비들도 텃밭을 가꾸고 채소를 재배했다고 한다.
이 책은 2003년 봄,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시작한 이래 재미를 느껴 은행을 퇴직하고 밀양 삼랑진으로 귀촌하여 집 울타리 안에 있는 텃밭인 ‘터앝’에서 수십 종의 채소와 백여 그루의 나무를 키우고 있는 조경기사가 들려주는 채소의 인문학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비들이 채소 등을 읊은 시에서 출발해 작물과 관련된 글과 자료를 모아 만든 것으로, 선비들이 가꾼 텃밭은 물론 범위를 넓혀 서양에서 텃밭을 가꾼 저명인사와 도시 텃밭, 나아가 우주텃밭과 남극 세종기지의 실내농장까지 소개한다. 그리고 선비들이 심고 가꾸었던 작물들을 하나하나 들어가며 연관된 이야기와 재배법 등을 옆에서 이야기하듯 재미있고 친절하게 알려 준다.
교양이 되는 채소의 인문학적 지식과 더불어 선비들이 가꾸었던 텃밭의 역사적 이야기, 그리고 각종 채소의 재배 기술과 활용법 팁까지 담겨 있어 채소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은 물론, 자신의 텃밭에도 바로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텃밭을 만들어 채소와 꽃을 심고 흙을 만지고 있으면, 복잡했던 머리도 차분해지고 마음도 안정된다. 눈에 보이는 텃밭이든 보이지 않는 ‘상상 속의 텃밭’이든, 이 책을 통해 튼튼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 ‘전원의 낙’을 실현해 보자. 삶이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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