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빨간 팬티를 입고 있다고 생각’해 보거나 ‘내 앞에 바보들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스꽝스러운 사람들이나 바보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데 긴장할 이유가 없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독이다. 그런 상상력이 가능하다면, 당신의 마인드컨트롤 능력을 더 긍정적으로 활용하기를 권한다. 예컨대 ‘사람들은 나를 좋아한다.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와 같은 상상 말이다. 청중은 민감하다. 연사가 자신을 존중하는지, 무시하는지 단번에 안다.
(27쪽, 「떨림, 넌 누구냐?」 중)
청중의 눈은 연사의 시선을 따라간다. 연사가 스크린을 보면 따라서 보고 연사가 창밖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따라서 보게 된다. “저쪽을 보십시오.”라고 말하고 손동작을 취하면서 정작 연사의 눈은 앞을 보고 있다면, 청중은 멀뚱멀뚱 당신을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청중이 어딘가 보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눈 역시 그곳을 향해야 한다.
연사는 청중과 반대 방향으로 서 있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나에게 오른쪽이 청중에게는 왼쪽이다. 연사가 상승곡선을 표현한 제스처가 청중에게는 하강곡선으로 보일 수 있다. 청중에게 “오른손을 드세요.”라고 할 때 연사는 왼손을 들어야 한다.
(81쪽, 「제스처 표현의 원칙」 중)
스피치 자리에 서기 전까지는 연습하고 준비하고 점검하기를 쉬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익숙한 내용이거나 상대해 본 청중일지라도 오만을 버리고 겸손함으로 철저하게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청중 앞에 서면 완벽주의는 버려야 한다. 철저함의 대가인 존 챔버스 역시 계획한 것을 스피치에서 모두 이행할 수는 없었다. 70%만 달성해도 성공적인 연설이라고 자평하였다. 연단에 섰을 때 완벽주의는 ‘독’이 된다. 중간에 말이 꼬여도 괜찮다. 청중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소한 실수니 ‘괜찮다’ 하고 잊어버려라.
스피치를 마친 후에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에게 잘한 점을 짚어 주며 용기를 북돋는 것도 중요하다.
(91쪽, 「완벽주의를 가져라, 그리고 버려라!」 중)
고대 아테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현자이자 달변가로 칭송받았다. 어느 날 사람들이 그를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말을 잘하는 최고의 비결은 듣는 사람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탁월한 연설을 했던 링컨 대통령도 자신이 하고픈 말을 고민하는 데 드는 시간의 두 배를 청중이 원하는 말을 고민하는 데 사용하였다.
AT&T사의 켄 해머는 “청중을 생각하지 않고 프레젠테이션하는 것은 러브레터를 쓴 다음 겉봉에 ‘우리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라고 적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누구나 ‘나를 위해 준비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청중은 자신과 무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 급속히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 한번 눈길을 거둔 청중의 관심을 다시 모으기란 쉽지 않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뛰어난 목소리나 유창함의 스피치가 아닌 ‘청중을 알고 공감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임을 명심하라.
(130쪽, 「듣는 사람의 말로 스피치하라」 중)
좋은 목소리에 당장은 귀가 열린다. 하지만 아나운서 같은 목소리라도 형편없는 내용의 스피치를 한다면 청중의 관심은 3분을 채 넘기기 어렵다. 세련미 있는 복장과 제스처는 어떨까? 당장은 눈과 귀가 간다. 하지만 재미없고 빤한 내용이라면 청중의 집중력은 빠르게 흐트러진다.
비언어적인 부분(목소리, 발음, 외적인 모습 등)도 개선하고 훈련해야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매달릴 필요는 없다.
(157쪽, 「스피치를 듣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중)
스토리는 연사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메시지가 없는 스토리라면 청중도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허무해할 것이다.
스피치 스토리는 단일한 메시지와 연결되어야 한다. “이 음식점에서 가장 맛있는 게 뭔가요?”라고 물었을 때, “짜장, 짬뽕, 볶음밥, 탕수육, 팔보채, 모두 다 맛있어요.”라고 대답한다면 ‘아~ 다 고만고만하구나. 잘하는 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손님들은 저희 매장에서 열에 아홉은 ‘짬뽕’을 찾으십니다. 최고 인기 메뉴입니다.” 하고 한 가지를 짚을 때 뇌리에 남는다. 메시지나 시사점이 많으면 스토리의 의미가 불분명해지기 마련이므로 하나의 스토리에 가능하면 한 개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좋다.
(210쪽, 「스토리의 구성 요소」 중)
연사에게 발언권이 주어져 있다고 해서 스피치가 일방적인 설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청중과 주고받으며 함께 호흡해야 한다. 청중의 입이 열려서 호응과 답변, 환호와 리액션이 자주 나와야 살아 있는 스피치이다. 청중은 버튼을 누르면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스피치 자판기가 아니라, 나의 마음과 상황을 알아주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연사를 원한다.
(244쪽, 「청중에게 다가가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