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이나 결코 실행에 옮겨서는 안 되는 충동으로부터 자신을 지켜 주는 마음의 장치를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라고 한다. 이런 ‘방어기제’는 외부나 내부로부터의 불쾌한 자극을 자동적으로 처리하도록 반응한다.
‘유머’는 심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방어기제의 하나로 간주되는데, 아마도 인간이 가진 가장 멋지고 강력한 방어 장치가 아닐까 싶다. 유머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시원하게 드러내면서도 다른 이들의 반발을 사지 않는 효과를 지니기 때문이다. 또한 유머는 어렵거나 참기 힘든 일도 가벼운 기분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그 일에 집중하여 끝내거나 극복하게 도와주는 효과까지 있다. 그래서 유머는 방어기제들 가운데 성숙하고 세련된 방법으로 꼽힌다. (20-21쪽)
권위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를 원하는 시대는 갔다. 무게를 잡고 권위적인 리더보다는 조직에 활기를 주고 사람 간에 웃음이 넘쳐나게 하는 유머 감각이 풍부한 리더를 모두가 환영한다.
이제 유머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필수 요소가 됐다. 기업에서도 역량 있는 CEO의 요건 중 하나가 ‘유머 리더십’이다. 유머로 직원들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줄여 주고 활기를 불어넣어 생산성을 높인다는 ‘펀 경영’이 세계 기업들의 호응을 얻으면서부터이다.
최근 세계 1위 헤드헌팅 그룹인 미국 ‘로버트 해프 인터내셔널’의 조사 결과에서 절대 다수 직원들이 유머 감각을 CEO의 중요한 자질로 꼽았다고,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이 보도한 바 있다. 게다가 응답자의 다수인 97%가 자신들이 전문성을 갖췄으면서도 직원들에게 웃음을 주는 상사를 보다 더 잘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해프 CEO는 이같이 분석했다.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자조적 농담을 할 수 있는 경영자는 가까이하기가 조금은 수월하고, 직원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자의 재치 있는 농담은 직원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서로 간의 관계까지도 단단하게 결속시켜 준다.” (55-56쪽)
식당 주인들의 센스 있는 문구가 손님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다.
‘김치-중국산, 쌀-베트남산 , 쇠고기-호주산, 주인-국내산’
그것을 본 손님들이 한결같이 웃었다. 이렇게 웃으면 음식도 많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남자가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시켜 맛있게 먹는데 바둑알이 나왔다. 입맛이 떨어진 손님은 ‘당장 주인 나오라’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바둑알이잖아?”
그것을 조용히 듣고 있던 주인은,
“손님, 축하드립니다. 탕수육에 당첨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유머 감각이다. 실없는 소리로만 여겨 왔던 유머가 어느덧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인정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1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