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환경이 바뀐다. 이앙하고 중경 제초하던 시대는 지나 이제는 방안에 앉아 핸드폰으로 농사를 짓는 시대가 왔다. 선진 농업국은 앞다투어 ‘디지털 농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1년 3월 23일 농촌진흥청에서 디지털 농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젠 농업 보호 정책에 반기를 들어 실패를 거듭해 온 비교 우위론을 또다시 이해(利害)의 각을 세우지 말고 시대의 흐름에 적극 참여하면 우리 나라도 농업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서서 새로운 한국의 농업상을 보여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주위 환경 변화로 농촌 거주 희망자가 늘어 디스토피아를 탈출할 잠재력이 있기에 활기찬 미래의 농촌을 그려 본다.
우선 인구의 출생과 정주 기능을 담당하는 ‘인구댐’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2019년 합계 출산율을 보면 군(1.25명), 시(1.05명), 구(0.82명)순으로 농산어촌 지역이 더 높다. 가장 높은 전남 영광군 (2.538명)의 경우 가장 낮은 서울시 관악구(0.536명)보다 출산율이 4배 이상이다. 일자리와 자녀 교육 문제로 때가 되면 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많긴 하지만 농산어촌은 기본적으로 도시에 견주어 출산과 육아에 경쟁력이 있다.(131쪽)
선진국은 이미 80년대부터 디지털 기술에 의한 농업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 2021년 3월 23일 농촌진흥청에서 ‘디지털 농업 기본 계획’을 발표 한국 농업의 현대화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14일 전국 4곳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마지막 주자인 경남 밀양 등 4개의 스마트밸리가 완전 개장되기도 했다. 침몰해 가는 한국 농업도 아시아의 농업 강국을 이룩하기 위한 야심만만한 꿈을 키우고 있다. -중략-
그러나 이 정책 시행에 우려되는 것은 인적 자원이다. 기왕의 실패한 농업 정책의 영향으로 영농 가능한 인력의 과도한 이농 또는 농고 또는 농과대학의 희망 인력의 과소 등이 우려된다. 그러나 예측건대 향후 수년 내에 디지털 전환에 의한 스마트팜의 붐을 예상한다. 아직은 미풍 같지만 도시, 농촌 구분하지 않고 디지털 농업에 의한 사회 구조 변화가 일고 있다. 반농반사(半農半事). 무인농업(無人農業) 등 잔불이지만 일고 있어 그 흐름에 따라 3만 명 청년농 모집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성공적인 농업의 미래를 기대하여 본다.(271쪽)
개방 농정이라는 거대한 통상 정책은 쇠잔해 가는 한국 농업 시장에 진주해 와 자리 잡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미국의 압력도 있었겠지마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을 마치고 보니 슬기로운 대응을 못 한 것이 낭패였다. 다음에 설명하겠지만 ‘굳게 버티면 쌀시장 개방을 막을 수도 있었다.’ 라는 기사를 보면 개탄스럽기 한이 없었다.
개방 농정을 주장한 정치 지도자를을 비롯하여 우위론자들도 이렇게까지 농업·농촌의 참상이 올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
하지만 역시 미래 예측에는 한계가 있었다. ‘1980년대 자유주의 농정에 대한 평가’를 쓴 조석곤은 “20세기 후반 한국 농업·농촌의 변화에서 농가 소득 중 부채 비율이 80년대 12.6%에서 2000년은 87.6%로 높아지고 농업 소득은 80년대 65.2%에서 32.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였다.(308쪽~309쪽)
농민과 농업은 기후 위기의 피해자이자 원인 제공자로서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대미문의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자동으로 농업의 개념과 경영 환경이 적극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배하는 농업에서 ‘보는 농업’, ‘공장형 농업’ ‘고부가 가치 첨단 농업’ 등으로 바뀌어 시의에 맞는 신농법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은 지난 2017년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아열대 작목 20종을 선발한 이후 다양한 아열대 작목의 국내 적응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농업에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온난화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남부 지역에는 아열대 지역의 확대로 아열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확대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배추 등의 채소 작물을 노지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경계선이 점차 확대된다.(359쪽)
2023년 5월 26일 독농가와 동행 이경해 열사의 묘소에 들러 고귀한 희생에 묵념을 올리고 장수군청,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를 만나 이경해 열사에 관련된 진행 사항을 청취할 기회를 가졌다.
이경해 열사 기념관은 리모델링 진행 중에 있어 곧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한국 농업인 경영인, 장수군연합회에서는 이경해 열사를 추모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200만 농민과 농민 단체, 시민, 사회단체를 비롯한 각계 인사가 참여해 설립한 이경해 열사 기념사업회는 한국 농업 운동의 정신적 구심체로 자리 매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농업과 농촌을 위해 봉사와, 열정의 삶을 살다간 열사의 정신을 이어가고 ‘이경해’라는 이름이 한국 농민 운동의 상징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농민들에게 아로새겨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곁에 남겨진 몫이다.(421쪽~422쪽)
이제 ‘농심’ 그 자체를 주요한 경쟁력 요소로 간주해야 한다. 농업인은 자연에 순응하여 사는 탓에 순결하고 푸근한 농심을 지닌다. 따라서 농업인들은 도시의 삭막한 공간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으로 심신이 피폐해진 도시민들에게 푸근한 농심으로 맞이하는 것을 큰 보람이라고 본다. 농심을 도시민에게 청정 농산물을 내주는 일보다. 더 앞장서 내 주어야 한다.
아무리 편리한 디지털 시대라도 인간적 정서가 교감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농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며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농심을 되찾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더욱 인간적이고 풍요로운 곳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농의 가치는 이와 같이 지난날의 농경 사회보다 오늘의 산업 사회에서 오히려 더 값지게 여겨진다. 그것은 산업 사회에서 메말라가는 인간성을 농심에서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425쪽~4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