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힘도 없고 느림보인데 어떻게 숲에 가서 혼자 살 수 있어요?”
“우리에게는 칼날 위도 기어갈 수 있는 유연함이 있단다. 너는 약하지 않아. 아름다워지려고 색깔만을 얻으려고 노력하지 마. 숲으로 돌아가렴. 무지개 달팽이도 네가 숲에서 자유롭게 살기를 원할 거야. 색깔은 숲에서 너를 보호하고 살아가기 위해 있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있는 게 아니야. 네 엄마도 그걸 알았던 거야.”
팡팡이가 다시 느리게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 팡팡이는 느리지만 자유롭게 숲을 거닐며 무지개 길을 만들었습니다. 숲속의 동물들은 보았지만, 팡팡이는 무지개 길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무지개를 만들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습니다. 달팽이는 평생 색깔을 볼 수 없으니까요. 볼 수 없는 것으로 더 이상 치장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달팽이 팡팡이는 행복했답니다. (25-26쪽)
“민서야, 넌 할 수 있어! 줄넘기도 얼마나 잘하는데. 그 책갈피 속을 뛰어.”
민서는 용기를 내었다. 그리고 책갈피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한 장씩 한 장씩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 드디어 그 두꺼운 책의 벽을 넘어 민서가 엄마를 만났다. 엄마가 민서를 꼭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