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Well-dying)이란 준비된 죽음, 아름다운 죽음을 의미한다. 준비된 죽음이란 죽음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죽음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생명에 대한 유한성을 정신이 맑을 때 인식하여,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이 나에게도 올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21쪽)
인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죽음’이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그렇게 고민했던 세상의 일들이 아주 사소하게 느껴지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웰다잉은 그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죽음 인식의 과정이다. 삶이 유한하고 남은 삶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고 나면, 세상에 어떤 일도 용서하지 못할 일도 없고, 중요하고 소중한 것과,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의미가 없는 일들을 가려낼 줄 아는 올바른 분별심이 생기는 것이다.
(29쪽)
좋은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 어떤 사람은 순식간에 아무것도 모르는 가운데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나 자다가 맞이하는 죽음이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죽음은 자신은 편하게 죽을지는 몰라도 남아 있는 사람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고, 자신의 삶의 마무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리 바람직한 죽음은 아니다. 적당한 시기에 모든 것이 미리 준비된 죽음,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맞이하는 죽음, 편안한 죽음,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죽음이 우리가 바라는 좋은 형태의 죽음이다.
(143쪽)
웰다잉의 첫 번째 과제는 걸어 다니다 죽는 것이다. 아무리 멋진 꿈을 꾸고 미래를 계획했더라도 어느 날 중병에 걸려 누워 버리면 인생의 의미를 찾기가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죽을 때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이 웰다잉의 최우선 과제이다.
(269쪽)
내일 죽는다면 어떻게 오늘을 살아야 할까? 만약 인생에서 죽음이 종말이라고 생각해서 인생이 무상하다고 생각한다면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렇지만 무상은 허무하다기보다는 모든 것이 항상 변한다, 또는 항상 새롭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생무상은 허무가 아니라 변화하는 세상을 보는 진리인 것이다. 이렇게 매순간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 순간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아껴서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
(3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