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는 엄마가 언제나 기쁘고 행복할 수만은 없다. 그런 엄마에게 자연은 여유와 넉넉함을 준다. 엄마가 넉넉하고 편안해야 아이의 지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고, 아이를 사랑으로 대할 수 있다.
(8쪽)
육아를 하면서 가장 필요했던 건 지식과 테크닉이 아닌 조급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여유롭고, 넉넉함으로 아이의 소리에 귀 기울여 함께 듣고 함께 웃을 수 있는 마음이었다.
그래야지만 부모에게 어느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고 아이는 행복한 아이가 되는 것이며, 더불어 가족, 그리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
(9쪽)
글을 다 읽으려고 하지 않고 그냥 ‘슝슝’ 하며 책장 넘기기 놀이도 하고 빨아 먹기(?)도 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책을 읽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노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렇게 돌이 지나고, 어느 날 일찍 눈을 뜬 명도가 무얼 하나 지켜보니 책을 꺼내 혼자 책을 보고 있었다. 명훈이도 그랬다.
(24쪽)
글자 교육을 일찍 시켜 생기는 난독증이나 혹은 상상력이 떨어지고 창의력 발전에 저해가 되어 책을 볼 때 글자만 보고 그림을 보지 않는 부작용 때문에 아이들에게 한글을 일찍 가르치는 것을 망설였던 적이 있었다.
글자를 위한 글자 교육을 시키면 반드시 그런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러나 책을 읽어 줄 때 그림을 먼저 읽어 주고 상상하게 하며 많은 책을 접한 아이들은 절대 글자를 알았다고 그림을 보지 않고 글만 읽는 일은 없다. 또한 글자를 가르치기 위해 아이들을 다그치고 글자를 익히면서 발생하는 실패의 경험 때문에 아이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일이 없다면 난독증 또한 걱정할 것이 없다고 확실히 믿는다.
(110쪽)
그 엄마는 한 달에 드는 교육비의 본전 생각에, 아이가 무언가를 배우며 커 가는 그 과정을 함께 즐기지 못하고 배움의 결과만을 기다렸고, 아이가 하는 자연스런 놀이들을 하찮은 일로 여겨 인정해 주지 못하고 있었다.
다섯 살 아들은 세상에서 택배 배달 놀이가 가장 재미있어 그 놀이를 통해 세상을 탐구하고 배워 가는 과정인데, 그 놀이 자체가 한심하게 보였던 엄마는 벌써 택배 배달은 가치 없는 일로 인식시키고 한글 공부를 더 하고 싶지 않게 아이를 세뇌시키고 있었다.
(141쪽)
내가 관심 있는 것에 상대가 맞장구를 쳐 주고, 응원해 주고, 좋아해 주면, 신이 나고, 그 사람과 왠지 잘 통하고,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 기분이 좋고 행복해지기 마련이다. 부모와 아이들의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된 후에는 아이들의 말을 잘 경청해 주는 것이 관계 형성과 대화의 시작이 된다. 그게 바로 교육이다.
(150쪽)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
눈과 눈을 마주하고 /
소리에 귀 기울여 함께 웃고 함께 들으며 /
조급하게 여기지 말고 /
여유와 넉넉함으로 /
지금을 즐기고 사랑하고 믿자’
지난날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얻은 결론이다. 그래야만 아이를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사랑하고 믿을 수 있다. 한두 번 잠깐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언제나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는 이렇게 마음을 챙겨야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아이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결국 나를 위해서….
(278쪽)